가족문제는 왜 다양할까

 

< 출처 : 픽사베이 >

 

가족은 일반적인 집단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가족은 특정한 이익이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 조직된 합리적 집단이기보다는 비합리적 집단에 더 가깝다. 그래서 가족은 각각 특수하고 개별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가족은 서로 구분된다. 원래 어떤 가족에서 출생하는가는 자신들의 희망이나 의사와는 상관없이 아주 우연한 관계로 형성된다. 결혼을 통해서 새롭게 자신들의 가족을 만들기 위한 배우자 선택의 경우에도 시간적, 공간적 우연이 크게 작용한다. 또한 상대를 고르는 것은 극히 주관적인 선호 감정에 의해서 결정된다. 따라서 가족은 보편적인 존재이지만 동시에 굉장히 개별적이고 특수한 존재인 것이다. 사람은 가족, 결혼, 부부, 부모 자녀 등에 관한 이미지 또는 가족관계의 역할에 대해 개인이 갖고 있는 어린 시절의 원가족 속에서 경험한 것이 기준이 된다. 특히 무의식 중에 부모를 닮게 되는데, 그래서 엄마와 같은 아내, 아빠 같은 남편을 만나게 된다고 말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성격이나 생육사가 서로 다른 개인간의 결합으로 가족을 구성하고 가정생활을 영위해가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생기는 서로의 역할 기대, 생활습관, 기호, 감각의 차이 등 여러 가지 원인이 복잡하게 얽힌 인간관계에서 빚어지는 부적응이나 갈등의 가족문제는 표면적으로는 모든 가족이 같아 보인다. 그러나 가족 자체가 개별적이고 특수한 존재이자 본질적으로 매우 개별적이기 때문에 그 정도가 다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부적응이나 갈등이 있는 가족의 문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가족의 특수성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안이하게 가족문제를 유형화하거나 일반적이고 보편적으로 접근하며 보편적인 상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현재 내 앞에, 지금 나와 함께하고 있는 내담자가 안고 있는 어려움과 문제를 특수 개별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상담자 역시 개별적이고 특수한 가족을 가졌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상담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족관과 가치관 역시 개별적이고 특수하다. 따라서 가족상담을 할 때에는 보편적인 가치나 상식, 기준에 얽매이지 말고 각각의 사례에 맞춘 유연한 사고방식과 접근법이 바람직하다.

 

인간은 각각 가진 고유한 눈으로 어떤 사물이나 사건을 보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시각에서 본다면 같은 사물이나 사건이 저마다 다르게 보일 수 밖에 없다. 이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런 시각은 자신의 가족은 물론 타인의 가족 역시 자신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그려나가게 한다. 특히 서로 대립 상태에 있는 부부는 더더욱 그렇다. 평온한 상태가 아닌 상황 속에서 자신의 눈으로 상황을 보는 것이 객관적이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그러한 상황 속에서의 시각이 왜곡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자라난 가정환경의 차이, 몇십 년간 각각의 인생 경험에 의하여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왜곡된 이해를 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갈등이나 대립관계에 있으면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자기를 정당화하려고 한다. 그래서 상대를 나쁜 사람, 가해자로 보게 되고 자신은 피해자로 보는 견해가 강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제3자가 자신의 견해를 지적하면 크게 반발하며 그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때문에 중요한 것은 상담자가 그 사람이 지닌 내면의 눈에는 그렇게 비친다는 것을 알고, 주관적 사실에 귀를 기울이고 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내담자의 마음과 상황에 공감하면 내담자의 마음이 움직이며, 결과적으로 태도나 행동이 그들 나름대로 납득되게 되며,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되는 통찰이 가능해진다. 

 

가족관계는 서로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일방적인 원인일 수 없고, 마찬가지로 어느 한쪽이 결과라고 규정지을 수 없다. 가족 각자의 생활주기에 대응한 문제나 위기 또는 가족 이외의 사회적인 관계에서 다른 문제에 봉착하게 되면 불안, 동요, 긴장에 빠져 그것에 대처하거나 해결하기 위한 태도나 행동을 하게된다. 이와 같은 정서나 태도, 행동은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다. 다른 가족에게 영향을 주어 정서나 태도, 행동에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가족문제는 다른 가족에게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어 변화를 초래하며 결국 진원지인 당사자에게 되돌아와서 다시 영향을 준다. 이처럼 가족문제는 서로 복잡하고 연쇄적인 반응을 하기 때문에 복잡하고 다양할 수밖에 없다.